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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15 디트뉴스 4월 기사 등록일 2015.07.14 14:18

'바칼로레아'를 아시나요?

[이성옥의 아이씨] 2015.04.13 14:52:59


타인을 심판할 수 있는가? (2000년)
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1996년)
모든 사람을 존중할 수 있는가? (1993년)


 중국 천안문 사태가 있었던 1989년에는 '폭력은 어떤 상황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는가?', 이민자 폭동이 사회적 문제가 되었던 2006년에는 '특정한 문화의 가치를 보편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가?' 정치인의 탈세와 온갖 비리로 얼룩졌던 2013년의 시험문제는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고도 도덕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가?'였다.


 자신에 대해 통찰하게 하고 타인의 사고를 엿보고, 이런 과정을 통해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국가적인 시험.  '바칼로레아!'


 위 질문들은 프랑스 고등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치르는 대학 입학 시험인 바칼로레아(baccalauréat) 시험 문제들이다. 바칼로레아는 인간, 사회, 문화, 경제, 정치 등 다양한 분야의 시험 문제를 출제한다.


 바칼로레아가 있는 날 프랑스 국민들은 '올해는 어떤 철학 문제가 나왔을까?' 수험생처럼 철학 시험 문제를 기다린다. TV에 출연해 자신이 작성한 답안을 발표하는 정치인과 빈 강당에 모여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학자와 시민들, 프랑스 곳곳에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이 시험을 치른다.


 그렇게 매년 프랑스가 함께 생각하고 답해온 바칼로레아 철학 문제들은 200년 넘게 프랑스 시민을 생각에 빠뜨린다. 1808년 이 시험을 만든 목적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건강한 시민을 길러 내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개개인의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성에 의해 발현되는 사회 현상에 대해 사회 구성원 모두 함께 고민하게 하고 사회의 첫 발을 내딛는 청년들에게도 사회에 진출하기 전 진지하게 자신을 성찰하고 바른 실천을 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온 나라가 만드는 것이다.

바칼로레아는 찍을 수 있는 “보기”도 없고 외울 수 있는 모범 답안도 없는, 복잡한 지문 없이 짧은 한 문장으로 된 문제다. 수험생들은 철학 과목을 포함한 15개 과목을 모두 주관식 논술로 일주일간 시험을 치른다. 응시자 5명 중 4명이 합격하며, 불합격자들에게도 재도전의 기회를 주고 합격률을 높인다.


 이 시험의 목적은 못하는 학생을 가려내고 탈락시키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학생을 합격시켜 더 많은 교육의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한다.


 성적으로 줄을 세우는 학교, 사고할 힘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뺏어 버리는, 다 알아서 해주는 학부모, 시키는대로 말 잘 듣게 교육되어지는 우리 아이들의 현재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이야기다.


 우리나라는 5살부터 유치원 3년,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그리고 대학 4년에 대학원까지 20여년의 교육 과정을 거쳐 성인이 된다. 유치원을 빼고는(나는 유치원을 못 다녔으므로) 나도 이 교육 과정을 거쳐 중년에 이르렀다.


 그런데, 시험 문제 중 어느 하나 명쾌하게 내 사고를 정의할 수 없어 나는 그만, 멘붕이 되었다. 나는 이렇게 사고하는 방식을 교육받은 적이 없었으므로.


 '틀린 것을 고르시오' '맞는 것은 무엇입니까' 21세기를 사는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는 아직도 이분법적 사고의 70년대 교육 방식을 대물림하고 있다.


 '모든 사람을 존중할 수 있는가?'에 당당하게 답할 수 있는 많은 아이들이 보고 싶다. 다양한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과 타인을 인정하고, 예외를 수용하며, 정의로운 판단을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이런 아이들을 많이 길러낼 수 있는 업그레이드 된 교육을 꿈꾼다.


 유, 초, 중, 고, 대학, 평생 교육으로 이어지는 교육의 새 판이 필요하다. 다시 교육!! 한국판 '바칼로레아'를 기대해 본다.


http://www.dtnews24.com/news/article.html?no=376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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